PFBoost

칼럼

"개선 개선 하는데, 우리가 느리다는 거예요?"

식물공장 현장에서 “개선”이라는 말이 조금 무섭게 받아들여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멈췄다

“개선 개선 하는데, 우리가 느리다는 거예요?”

LED의 파랗고 희뿌연 빛이 가득한 식물공장 작업장에서, 한 작업원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표정은 진지했습니다. 농담 같은 기색은 없었습니다. 저는 손을 멈추고 몇 초 동안 말을 찾았습니다.

개선. 효율화. 작업 속도 향상. 인건비 절감.

말 자체는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으면, 그 말이 “더 빨리 움직이세요” “더 많이 처리하세요”로 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식물공장에서, 사장이 입버릇처럼 “수익 개선!”을 외치는 동안 지원은 늘지 않고, 현장 작업원에게 부과되는 할당량만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작업 속도 향상” “인건비 절감”이라는 글자를 바라보다 보면, 잎상추보다 압박감이 먼저 자라는 것 같습니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현장에서는 그리 웃기지 않습니다.

개선에 대한 거부 반응

어느 날 아침 조회에서 상사가 의욕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번 주부터 개선 활동을 강화합니다.”

그 순간, 작업원들의 표정이 싹 가라앉았습니다. 조금 전까지 들리던 소소한 대화가 멈추고, LED 아래에서 장갑이 스치는 소리만 이상하게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아, 이건 환영받지 못하는구나, 하고 바로 알아챘습니다.

개선 활동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 “개선”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반사적 거부였습니다. 무리도 아닙니다. 그 공장에서 지금까지 해온 “개선”은, 현장 입장에서 보면 늘 “더 힘내라”는 뜻이었으니까요.

본래 개선 활동은 현장 작업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더 적은 힘으로, 더 효율적으로, 무엇보다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런데도 그 본질은 왜인지 현장에 닿지 않습니다.

제가 일했던 공장에서는 개선 제안서에 반드시 “목적” “효과” “이점”을 적는 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적힌 내용 대부분은 윗선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현장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우리한테 뭐가 좋은데?”라는 의문이 남는 내용이었습니다.

필요했던 것은 대화

어느 날, 저는 베테랑 작업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왜 개선 활동에 소극적인 건가요?”

돌아온 대답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개선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에요. 근데, 위에서 일방적으로 ‘개선 활동 해라’고 지시하는 것만으로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생각해 주면 협력할게요.”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하향식 지시가 아니라, 대화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개선”이라는 편리한 말에 조금 기대고 있었습니다. 좋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받는 쪽에서 이점이 보이지 않으면 그냥 추가 업무입니다. 그것도 이미 바쁜 현장에 떨어지는 추가 업무입니다. 표정이 가라앉을 만합니다.

숫자와 이점을 보여줘라

다음 주, 저는 결심하고 현장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래프를 들고 아침 조회에 들어갔습니다.

“이 개선으로 작업이 30% 빨라지고 잔업이 월 10시간 줄어듭니다. 연간으로 ◯◯엔 절감입니다. 이미 연간 절감액의 일부를 작업원 보너스로 돌리는 제안서를 윗선에 제출했습니다.”

말하는 동안 손에 조금 땀이 났습니다. 여기서 전달되지 않으면, 또 “위가 제멋대로 말하는 개선”으로 돌아간다. 숫자, 잔업, 보너스. 제대로 닿아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현장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협력할게요”라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개선 자체가 싫었던 게 아닙니다. 무엇을 위해 하는지, 자신들에게 어떻게 돌아오는지가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개선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식물이 날마다 자라듯, 개선 활동도 지속해야 비로소 효과가 나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은, 현장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번에 실시한 개선, 실제로 어땠어요?”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그런 목소리를 계속 담아내는 것이, 개선의 질을 높여갑니다.

개선 활동은 관리자 측이 현장 작업원과 함께 나아가야 비로소 진짜 효과가 납니다. 제 경험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걷는” 것이 개선을 성공시키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라는 겁니다.

LED 빛 아래서 자라는 식물처럼, 현장 사람들도 환경이 갖춰지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제대로 성과를 냅니다. 그 과정을 건너뛰고 “개선”이라는 말만 외쳐봤자, 자라는 것은 잎상추가 아니라 불신감입니다.

다른 칼럼 읽기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