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동향
중동이 식물공장으로 향하는 이유: 식량 안보와 석유 의존의 구조
2026-04-12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국제 항공화물 운임이 최대 95% 급등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Hortidaily, 2026).
숫자의 충격이 크긴 하지만, 내가 신경 쓰인 건 다른 부분입니다.
중동은 이 물류 위기의 “진원지”에 가장 가까운 지역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식량자급률이 극히 낮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석유는 있지만, 식량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 이 나라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지만, 국내에서 소비하는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농업에 맞지 않는 기후와 토양, 그리고 만성적인 물 부족. 애초에 노지에서 식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석유를 팔아 외화를 벌고, 식량을 산다 — 이것이 오랜 구조입니다. UAE에서는 식량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석유 수입으로 식량 수입을 뒷받침하는 중동 산유국의 구조가, UAE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의 근해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위기로 인해 흔들립니다. “운송 비용이 오를 때마다 로컬푸드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애초에 식량이 도착하지 않을 위험이 현실감을 띠기 시작합니다.
중동이 식물공장으로 향하는 이유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에서는 식물공장이나 수직농업에 대한 투자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습니다. 석유 자금이 있고, 농업에 맞지 않는 환경에서도 작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식량 안보를 자국에서 통제하고 싶다 —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는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식물공장 문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가 그랬듯이, 중동 정세가 긴장될 때마다 같은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식물공장은 운송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아니라, 운송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물류가 멈춰도, 시설 안에서 계속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중동 입장에서 그것은 경영상의 선택지가 아니라, 식량 안보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UAE에서는 두바이와 아부다비 사이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수직 농장 “Greeneration”이 가동 중입니다. Greeneration은 70종을 재배하며, 35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호텔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월간 15~20%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Vertical Farm Daily, 2026).
이러한 민간 투자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 수준에서도 명확한 메시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 4월, UAE 샤르자 농업축산국이 농업·식품 부문에 “현대의 황금시대”가 오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연구 기관·개발 플랫폼의 협력 체계를 추진하는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농업 투자를 정책으로 뒷받침하는 자세가 정부 기관에서 명시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Vertical Farm Daily, 2026).
한 가지 더, 중동 특유의 사정으로 짚어두고 싶은 것이 비용 구조 이야기입니다.
식물공장은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말은 흔히 나옵니다. 다만, 사막 지대에서는 노지재배 자체가 어렵고, 사막 지대에서 노지재배를 성립시키기 위한 비용도 상당합니다. “식물공장은 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지역이 있습니다. 중동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동에는 일본과는 다른 논리로 식물공장이 비즈니스로 성립하기 쉬운 환경이 있습니다.
딜레마도 있다
다만, 솔직하게 써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식물공장의 설비나 자재 대부분은 수입품입니다. 예를 들어 LED, 제어 시스템, 배지, 배관 등입니다. 자재 대부분은 선박으로 들어오지만, 세계적인 물류 비용 상승은 항공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해상 운송을 포함한 조달 전체에 영향이 미칩니다.
운송 의존에서 탈피할 목적으로 새로 식물공장을 세우려 해도, 그 건설 비용 자체가 물류 위기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딜레마를 무시하고 “그러므로 식물공장이다”라고만 말하는 것은, 현장의 실태와 괴리되어 있습니다.
기업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류 리스크가 더 높아지기 전에 설비를 조달해두어야 한다는 판단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국산화·현지 조달 가능한 부품을 늘려가는 방향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위기가 닥친 후에 생각하기 시작해서는 늦습니다. 평시부터 조달·생산·물류 체계를 갖춰두는 것은, 식물공장만이 아니라 시설원예나 식량 공급에 관련된 업계 전체에 공통된 과제입니다.
최근, 또 하나 신경 쓰이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은 일시적으로 재개될 전망입니다. 다만 비료 업계는, “탄화수소 공급 리스크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Hortidaily, 2026).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비료 무역의 30% 이상, 유황 무역의 50%가 통과하는 루트입니다. 천연가스는 질소 비료 생산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해협이 불안정해지는 것만으로도 비료 가격은 치솟습니다. 노지 농업도 온실 농업도, 똑같이 영향을 받습니다.
비료 가격의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식물공장에 대해서도 짚어두고 싶습니다. 식물공장은 순환식 양액 관리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노지에 비해 비료 사용을 통제하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식물공장은 설비나 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기 쉬운 약점이 있습니다. 반면, 비료와 물 관리에 있어서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전기료가 높다”는 단점만이 아니라, 비료와 물을 관리하기 쉽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식물공장의 비용 구조는, 한 면만으로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정리
항공 운임의 급등은 물류 비용 뉴스로 읽을 수도 있지만, 중동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식량 안보의 구조적 문제”로 읽힙니다.
석유가 있어도 식량이 없으면 나라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식량 안보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식물공장 투자는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중동에서 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구조적 필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